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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원하게 비가 내리면
아주 개운한 기분이 든다
하지만 양껏 습해진 바람만큼
기분 나쁜 것은 또 없다
저 먹구름이 비를 내릴 때
이런걸 다 생각하고 했을까
그냥 흐를 때가 되어서
흐른게 아닐까
구름도 가득하면 검어지는데
사람은 얼마나 새까맣게 짙어졌을까
…
묵혀뒀던 눈물이 한참 내리고 나면
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
원망도 하고 탓해보기도 한다.
해결되지 않은 우울들이
울멍울멍 맺혀서
내 몸을 타고
방을 가득 습하게 한다
그래도 구름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
나는
더이상 감정을 담을 수 없어서,
그저 내릴 때가 된 거니까.
이 습기는 시원한 바람이 불면..
언젠가 사라지고 말거야.